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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것들2009. 2. 17. 08:37

1.
'파견의 품격'이라는 일본드라마가 있다. (한국명 만능사원 오오마에)

2007년 최고의 드라마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파견사원'과 '정사원'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회사'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드라마다. 특히 재미와 함께 직장인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드라마를 보면 일본 직장인들의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는데, 현실과 드라마는 얼마간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블로그 독자 중 한분께서 한일 직장인 문화에 대해 비교를 해달라고 하셔서 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을 정리를 해본다.






2.
일단 '파견의 품격'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몇가지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는 형식으로 풀어본다.

[드라마에서 한국과 일본인들의 다른 직장생활]

질문> 제가 일본문화를 공부했을때 일본인들은 혼자서 식당에서 밥을 먹는것이 일상적이라고 배웠습니다만 드라마에서는 그렇지 않더군요. 한국 사람들은 혼자서 영화보고 밥먹는것 을 굉장히 불편해 합니다. 일본인들도 혼자 식사 하는거 싫어하나요?

답변> '파견의 품격'에서는 다들 어울려서 식사하러 나가지만, 실제 일본 회사에서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친한 동료끼리 식사를 하러 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자기 일을 보다가 나가서 각자 도시락을 사와서 자기 책상에 앉아서 혼자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밥을 먹는 사람도 많습니다. 또한 의외로 혼자 나가서 식사를 끝내고 점심시간동안 개인적인 시간 (게임 센타, 책방 등)을 보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즉, 여럿이 어울려서 먹는 사람도 있으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도 많아서 딱히 혼자서 식사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혼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식당이나 레스토랑, 찻집에 가면 다양한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어 그리 괴롭지(?) 않게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질문2> 일본인들은 남이 공짜로 주는 것은 사양하는 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직위가 높은 사원이나 선배 사원이 밥을 사주는 모습이 드라마에 나옵니다. 선배들이 밥을 사주나요?


답변> 선배도 약간 지위가 높은 사원이라면 주머니 사정이 후배사원보다 많이 좋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이 식사를 하러 가면 더치페이가 기본입니다. 단, 부장급이나 임원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같이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할 때는 대부분 내주었습니다.

 이것은 그 사람의 업무 영역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프로듀서를 하는 상사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므로 차값이나 식사 등은 상대에게 대접하는 게 업무의 일환인데, 같은 부서 직원과 식사를 하자고 할 때는 식사값은 내줍니다. 그러나 상사라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같이 가도 그냥 각자 내는 경우도 있고,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일본인들은 윗사람하고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고 해서 식사값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내주면 얼씨구나 하고 먹긴 하죠.  



질문3>  일본에서는 나이차이가 나도 친구 관계로 지낸다고 알고 있었습니다만, 생각보다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더군요. 선후배 관계는 정말 엄격한 가요?

답변> 네 회사에서는 엄격합니다.
  일본 회사에 한해서 말씀드리면 부하직원에 대한 반말은 당연시되고, 지시에 따라야합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내 지위가 높으면 자기보다 나이가 적더라도 경어를 써야 하고 일본인들은 그것을 당연히 생각합니다. 즉 나이만으로는 일본 회사에서 크게 대접받기 어렵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 친구로 지내는 것은 회사 외적으로 만났을 때입니다. 그 때는 상하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때는 서로 엄격하게 경어를 쓸 필요가 없고, 말을 쉽게 놓습니다. 일본사람들은 사적으로 만났다고 해서 나이로 서로를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뭐 한 20살 정도 차이 나면 자연스럽게 말을 놓기도 하죠.




[ 드라마에서 한국과 일본인들의 비슷한 직장생활]

질문> 한국에서는 최근에는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여자사원들이 커피, 차를 만들어 주는 심부름 또는 사소한 심부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드라마에서도 비슷합니다. 일본 여자 사원들은 차,커피 심부름이 일상적인가요?

답변> 관행적으로 일본에서도 손님이 왔을 때 차를 내는 것은 여자 사원들이 많이 합니다. 그러나 커피 등을 사오라는 심부름의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질문>드라마에서 정사원들은 파견사원들을 무시하고, 정사원이라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견사원에 대한 차별등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어떠한 논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사회문제화 되고 있습니다. 파견사원[한국에서는 비정규직이라고 합니다.]에 대한 차별은 어떻습니까

답변> '파견의 품격'에서 처럼 노골적으로 정사원이 파견사원을 무시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파견인지 정사원인지 잘 모를 경우가 있습니다. 단 드라마에서 나온 '정사원'식당에 '파견사원'은 식사를 하지 못하는 문제로 일본 내에서 기사가 나온 적이 있기 때문에 현실 반영 차원에서 넣은 측면이 있습니다.

 회사에 따라서 파견사원은 정사원이 하지 않는 업무를 하는 곳이라면, 자연스럽게 업무적 상하관계가 형성되고 정사원중에서 우월감이 형성되는 경향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급료 및 고용의 질 문제입니다. 파견사원은 정사원이 누릴 수 있는 혜택(각종 보험이나 사내 사회 보장제도,고용의 안정성 등)을 누릴 수 없고 계약에 따라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으로 구조적으로 차별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근무중에는 열심히 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에서는 별로 근무시간에 열심히 일하지 않는 일본 직장인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최근에는 한국도 비슷합니다만. 일본에서도 근무시간에 잡담이나 개인적인 일을 하나요?


답변> 이건 업종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서비스업. 일본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업무에서는 쉬는 시간 외 잡담이나 휴식은 절대 없습니다. 주로 식당, 찻집, 술집 등. 손님이 있건 없건 일하는 시간 내내 서 있어야 시간이 남으면 청소라도 해야합니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동료끼리 어느 정도 잡담은 이루어집니다. 이것도 회사 분위기에 따라 다릅니다.
 단, 휴대폰 등 개인적인 통화는 사무실에서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직장 내에서 사생활이 드러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단 외근을 나가서 땡땡이를 친거거나 하는 경우도 있어, 사람 사는 곳은 어느 정도는 비슷한 면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질문> 잔업이나 야근등이 한국의 회사에서는 일상적이라 직장인들은 힘들어 합니다.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인듯 합니다. 야근이 일상적인가요?

답변> 회사에 따라 다릅니다만, 어느 정도 규모의 대기업은 능력에 따라 야근을 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아는 NEC 사원은 경우에 따라서는 주말에도 출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소규모기업은 야근이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다녔던 곳도 다른 부서는 야근이 많아서, 'NO잔업데이'를 만들어서 집에 일찍 가라고 권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질문>  일본의 거래처등과 접대문화는 무척이나 유명해서 알고 는 있습니다만, 일본에서도 같은 학교출신 또는 같은 시기에 입사한 사원들을 보호해주고 우대해주려는 경향이 있는 모습이 드라마에서 보입니다. 로비.인간관계등이 중요하나요?

답변> 일본도 결국 인맥사회이기 때문에 한국과 별반 다른 것은 없어 보입니다. 학력에 따라서 급료차이도 엄연히 존재하고, 어는 학교를 졸업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로비는 '네마와시'라고 해서 어떤 일이 결정되기 전에 미리 충분히 작업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3.
이상, 한국과 일본의 직장인 문화에 대해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적어보았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 + 그 동안 접해왔던 다른 일본인들의 사례 등을 정리해본 결과로 회사에 따라 편차는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도 몇가지 공통분모는 추출할 수 있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일본인들은 혼자서 식사하는 것을 외롭다고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밥먹는 방식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그런 손님을 위한 식당은 널렸다. 또한 도시락을 사와서 자기 자리에 말없이 잡지를 보면서 먹거나 인터넷을 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2. 정사원과 파견사원의 문제는 우월감보다 계약조건 등 고용의 질의 문제다.

3. 일본에서도 커피 타기, 전화 응대 등은 여성들이 많이 하는 편이다.

4. 잔업은 업종에 따라 다르나 실적을 내거나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단, 그에 따른 보상여부는 회사에 따라 다르다.

5. 식사는 기본적으로 각자 내는 것이 원칙이나, 상사에 따라서 부하직원 밥값을 내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6. 회사내 인맥, 로비 등은 분명히 있다. 결굴 회사도 하나의 집단이므로. 특히 입사 동기끼리는 밥도 같이 먹으면서 쉽게 친해지고 같이 성장해가는 경우가 많다.

7. 근무 중 잡담은 회사 업무에 따라 다르다 서비스업의 경우 금지. 되도록 회사내에서 자기가 드러나는 일은 잘 하지 않는다. 휴대폰 통화는 업무시간에 거의 하지 않으며 일부러 점심시간 이외에는 서로 전화를 걸지도 않는다.





* 참고로 '파견의 품격'은 일본 유수의 기업이 몰려 있는 도쿄 마루노우치의 대기업이 무대이므로, 모든 일본 기업의 문화로 일반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단 하나의 표본으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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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댓거리사랑